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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방통대 편입을 결정한 이유 (컴퓨터과학과)

방송통신대학 컴퓨터학과

by Helia-17 2023. 8. 2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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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로서 개발을 해오며 느낀 점들과 결국 내가 편입학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서론이나 개인적인 얘기도 포함하므로,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으며 본인의 판단에 근거를 얻고 싶은 사람은 궁금한 항목만 골라서 읽으면 된다. 

 

 

방통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배경 (TMI...)

2023년 1월, 한창 2022년 회고와 신년 목표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

친한 개발자들이 너도 나도 방통대 편입학을 신청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있었다.

나는 개발자로서 일한지 1년이 되어가는 시기로, 이제 개발자로서의 업무와 회사 일도 적응이 되어가고 있으며, 오래도록 추가적인 학습에 대해서 손 놓고 있던 것에 옅지만 지속적인 죄책감을 느끼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래서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나도 신청해버렸다!

그래서 나도 돌아가본다, 대학생으로! 

 

 

 

방통대, 해야할까? 

그동안 방통대를 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든 여러가지 생각들을 찬성과 반대로 나눠 정리해봤다.

 

- (찬성) 막연한 궁금증

나는 비전공자고, 1년의 부트캠프와 2개월의 인턴을 거쳐서 개발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금 있는 회사는 1년째를 바라보고 있다.

문과(경제 + 일본어)였기 때문에, 이과 수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나, 컴공 수업은 대체 어떤 과제를 제출하고 어떻게 시험을 보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은 있었다. 인턴할 당시 동기가 컴공에 재학중이었는데, 일과 학업 둘다 병행하는걸 보면서 그 친구의 컴공 대학생활이 어떨까 괜한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 (반대) 실무에서 부족함은 느끼고 있지 않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업무를 하면서 사실 컴공 학위의 부재에 대한 부족함은 크게 느끼고 있지 않다. 컴공을 전공한 친구들과 대화가 안통하거나 내가 이해하는 것들이 많다라는 느낌도 크게 받고있지 않고, 컴공 커리큘럼은 현업과 조금은 동떨어져 있으며, 일부 교수님들은 웹강의는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 (반대) 개인적인 얕은 경험과 지식들

CS지식은 얕게나마 부트캠프때 공룡책 무료강의(링크)와 스터디를 병행했다. 나는 파이썬으로 시작해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있고, 부트캠프 때 역시 얕게나마 다른 운영체제를 깔아본 적도 있다. 취준 때 겁없이 옥찬호님의 강화학습 논문 스터디(내가 작성한 논문 리뷰..)를 한 적도 있다.. (정말 어려웠다.. 유튜버 혁펜하임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로 인해, 당연히 지식은 부족할지언정 나는 그런거 하나도 모르는데... 라고 생각하며 주눅드는 느낌은 없었다.

 

- (찬성) 부유하는 지식들을 체계화할 필요성

하지만 제대로 설명해보라고 하면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위에 서술한 각종 경험들은 어설펐고, 그 뒤로 손을 놓았기 때문에 배워본 것이지 아는 것은 아니며, 컴공에서 기초로 배우는 이산수학이나 데이터베이스 같은 기초과목도 내겐 낯선 것들이 많다.

그리고 전공자 동기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동기와 네트워크와 토큰 구조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나, 동기/비동기 처리 및 스케쥴링 이슈에 대해서 얘기할 때 나보다 더 체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동기가 체계적인 학습을 해왔고 나는 주로 기초를 다져올리기는 쪽 보다는 바로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며 목표 설정 - 이슈 발생 - 원인 분석 - 해결 의 방법으로 학습을 해왔을 수도 있다. 면접 질문에 대비해 이것저것 이론 공부를 했지만 그마저도 알고리즘과 리액트, 토큰 등 특정 주제에 치우쳐있었다. 그래서 전공 수업을 듣는다면 조금 더 체계적인 지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수업에 대한 좋은 후기들도 많아서 기대가 되었다. 참고로 수업들은 직접 들어보고 리뷰 포스팅도 할 예정이다

 

- (찬성) 습관을 공부 모드로 만들기

개발 1년차, 나는 부트캠프때 학습을 열심히 했고, 취준 및 인턴때도 열심히 했지만, 취업 이후에는 회사에만 집중하고 집에 오면 대부분 개발은 쉬었다. 회사에서 충분히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도 있었지만, 습관이 안잡힌 것도 컸다.

 

그런데 그렇게 반년 넘는 기간이 지났다.

 

이제 내가 그동안 성장해온 것들을 기록하려고 하고 보니,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고쳐쓰는 것, 내가 회사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하는 것, 알고리즘 문제를 풀거나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는 것마저 너무 큰 일감처럼 느껴지고, 그저 습관대로 쉬고 싶은 관성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동네 개발자들을 모아 디스코드에서 프론트엔드 스터디를 결성했지만, 한번 해보고 나니 스터디의 주최자인 내가 일주일에 필수 참여 시간인 딱 3시간만 열심히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커지던 와중 방통대 모집 소식을 접했고, 공부에는 경쟁의식이 강한 내가 방통대를 신청하면 공부하지 않고는 못배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습관의 전환점으로 신청을 하게 됐다.

 

- (찬성) 국내, 해외에서 인정되는 학위

사실 큰 부분은 아니지만, 사람일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기에... 혹시 나중에 번아웃이 와서 지금의 기준과는 다른 기준으로 고른 국내 기업에서 개발을 하고 싶을 경우, 학위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혹시 나중에 해외에 가고싶어지고, 그 찬스가 왔을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다) 사이버대학보다는 인정되는 학위라고 해서 방통대에서의 2년이 무의미한 노력은 아닐 것 같았다. 학위인데 학사 학위가 있으면 편입이 가능해서 2년의 시간이 들고, 학점 인정도 되는 점도 좋다. 비전공자라는 타이틀이 싫은 것도 아니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며, 일부 외부적인 시선에서는 방통대 학위를 얻었다고  비전공자라는 인식을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방통대 컴퓨터학과 학위를 통해서 좀 더 그 틀에 스스로를 얽메이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방통대 3학년 편입학 지원자격

 

- (찬성) 성실의 지표

나는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오픈소스를 하는 분들을 정말 꾸준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게는 쉽지 않게 느껴졌다. 깃허브 잔디를 매일 채우는 분들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직 시에 내 성실도를 내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물론 블로그나 지속적인 커밋도 계속 시도하겠지만, 회사를 다니며 지속적인 공부를 통해 방통대를 졸업한다면 성실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이유를 차지하진 않지만, 면접관이나 앞으로 만날 동료들에게 그런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른다. 방통대를 선택해 성실을 증명하려고 하다가 정말 성실해질지도..!

 

- (찬성) 주변 개발자들의 입학 신청 소식

사실 이게 제일 결정적이었다. 주변에서 할 때 같이 하면 정보교환도 하고, 서로 으쌰으쌰할 수 있으니까!

 

 

(여기부터는 입학을 결정하고 나서 알게된 사항인데, 알게 되고 잘 됐다 라고 생각한 것들이다!)

 

- (찬성) 국가 장학금

국가장학금을 신청 가능하기 때문에, 소득분위 기준을 충족한다면 추가적인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교재비와 특정 과들의 특정 수업에 대한 실습비는 별도!) 특히 첫학기에 성적 및 이수학점 기준을 미적용하기 때문에 입학때 신경써서 신청해두면 좋다. 방송통신대학에서는 국가장학금 2차보다 1차 신청을 권장한다.

https://www.knou.ac.kr/knou/6512/subview.do?epTicket=LOG 

 

국가장학

고등교육의 기회 제공, 국민교육의 수준 향상, 사회교육의 확대 발전, 분야별 인재양성

www.knou.ac.kr

 

- (찬성) 대학생의 좋은 점만 누리기 (수강신청, 수업시간, 족보 및 기출, 졸업논문)

수강신청을 하면서 느꼈는데, 대학생 때 선착순 신청의 힘든 점은 없으면서, 학년 상관없이 수업을 신청하고, 마음껏 관심있는 타 학과 수업들도 탐색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출석수업의 경우 6시간 정도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실시간 수업이 있는데, 해당 수업이 주말인지 체크하고, 가까운 센터에 주말 수업이 없으면 센터를 변경해서 주말에 출석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에 대한 제약이 크게 없이 퇴근하고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면서 당장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는 않지만 흥미가 생기는 수업들을 들으며 지적 탐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대학생 시절 족보를 선배로부터 받으면 너무 좋지만, 받지 못해서 나만 불리하게 시험을 보게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방통대는 대부분의 정보가 오픈되어있고 학과에 대한 오픈카톡도 있으며, 다들 여러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해주고, 후기글이나 수업 후기글도 많아서 그런 걱정은 없는 것 같다. 예전 시험에 대한 기출문제들도 홈페이지에 공유되어 있다!

 

또한 졸업 논문은 학년 중에 정처기를 따면 대체가 된다고 해서, 졸업 논문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 (찬성) 대학생 계정

이어지는 얘기로, 대학생 계정에 주어지는 좋은 점들이 방통대 계정에도 적용이 된다. 다른 개발자 분은 jetbrain 제품 무료 사용, github 학생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알려주셨다. 나는 현재 파이썬으로 알고리즘 문제를 풀 때 PyCharm정도를 사용했고, 현재는 개발에 vscode만 사용하고 있는데, 이 기회에 InteliJ나 PyCharm, WebStorm의 경험삼아 써보면 좋을 것 같은데, 교육용 라이선스가 어떤 혜택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이 내용은 내용이 길어져 별도 포스팅으로 작성했다.

 

 

항목 중에 찬성이 압도적이라 밸런스를 위해 추천하지 않는 특정 상황이나, 2년간 내가 걱정하고 있는 점, 주의할 점도 작성해본다.

 

 

- (주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든다

당연히 학위 과정이니 시간이 많이 든다. 사실 수업에 대해서 알아보고, 수업일정이나 과제물 제출, 시험일정을 챙기는 단순한 대학생으로서 해야할 일들에도 시간이 들어간다. 또한 컴퓨터과학과 수업에 대해서는, 특히 노베이스 비전공자인데, 아직 현업에 종사하고 있지 않고 낯선 것들이 많다면 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그래서 당장 취준이나 이직이 급하고 실무나 전형 통과에 좀 더 근접한 지식을 쌓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부트캠프와의 병행하는 경우에도 학습량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오히려 부트캠프에서 심도있게 학습이나 프로젝트를 하고 서류 쓸 시간 확보를 잘 해야할 것 같다. 방송통신대학교의 수업유형은 크게 출석수업(온라인/오프라인), 웹강의, 과제물로 나뉘는데, 어떠한 수업이든 형태가 다르고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이 조금 발생하거나 발생하지 않는 차이일 뿐 학습량은 결코 적지 않다. 방송통신대학교의 수업 유형에 대한 포스팅은 별도로 작성했다.

 

방송통신대학교 수업 유형 (대체시험, 장소변경)

처음에 들으면 낯선 방통대의 수업 유형을 정리해봤다. 웹강의 과제물 출석수업(온라인/오프라인) 이렇게 세가지의 유형이 있다. 출석수업에 대해서는 대체시험과 장소변경에 대한 내용까지 다

helia-17.tistory.com

 

물론 방송통신대학이라는 이름 만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들도 엿보인다. 일단 정보들이 웹사이트에 공개가 잘 되어있고, 문의사항에 대한 전화도 직접 해본 결과 대기가 조금 있었지만 금방 연결되어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심지어 주말에 전화한 적이 있는데 관관리실 분이 받아서 월요일에 어디로 전화해보면 좋을지 전화번호를 알려주셨다. 그리고 수업 대체시험 신청이나 장소변경 같은 것들도 온라인으로 정해진 기간 전에만 신청하면 된다. (방송통신대학교의 수업 유형에 대한 포스팅에서 함께 관련 내용을 작성했다.) 

 

- (주의) 추가적인 지출

성적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업에 치여 학습을 제대로 못한다면 장학금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그렇다면 고스란히 학비 지출로 이어진다.. 우수, 증진, 격려까지 있어서 이왕 한다면 장학금을 노려보길 추천한다! (격려는 금액이 정말 작다..) 또한 교재 구매는 중고로 구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나에게 필요한 교재목록을 정확히 전부 파는 판매자는 없을 뿐더러, 빠르게 팔리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렵다. 교재비를 줄이고 싶은데 태블릿이 있다면 종이책을 주문하지 않고 Ebook을 180일 대여해서 학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정도로 편입학을 결정한 이유와 주의할 점을 적어보았다. 앞으로 수업을 들으며 방송통신대학에서 배운 내용이나 팁들도 추가적으로 작성해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직접 짤을 만들어보았다..

 


방통대를 미리 경험해본 사람들이 흔히 '방통대는 회전문'이라고 한다. 학기 내에 전공수업을 다 듣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다른 전공을 들으며 일반선택으로 이전 전공을 듣는 사람도 있고, 교양 수업을 들었다가 또 다른 전공의 매력을 발견해 졸업하자마자 재입학 하는 사람도 있다. 학비가 싸기에 부담없이 학생의 신분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어쩌면 이 '방통대는 회전문'이라는 말은, 학생들이 그만큼 방통대의 교육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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