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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도둑맞은 집중력 - 한 줌의 집중력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

리뷰

by Helia-17 2024. 2. 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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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핫했던 그 책,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었다. 읽고 개발자 친구들과 열띤 토론도 나눴으며, 행동의 변화도 꽤나 일어났던 것 같다. 구절을 인용하며 들었던 생각과 책을 다 읽고나서 정한 액션 아이템, 그리고 그 실행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책의 내용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요한 하리가 왜 우리의 집중하는 능력이 붕괴하는지 직접 겪어보고, 또 여러 과학자와 전문가를 만나며 그 원인을 찾아내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역설적으로 SNS에서 다들 한 마디씩 하고 있어서 궁금하던 와중, 같이 프론트엔드메이트 스터디를 하던 토르님이 빌려주셔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책이 너무 흡입력이 있어서 필사(라기보단 노션에 옮겨적기)를 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갔다.

 

 

우리는 집중력을 잃었어요. 느껴지나요?

 

책의 초반부에서는 개인이 집중력을 잃어버릴때의 느낌, 어떤 것을 잘못하고 있었는지 그 깨달음을 주로 다룬다. 

 

 

 

다음은 책에서 작가가 집중력을 잃었음을 깨달으며 서술하는 문장들이다.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SNS를 끊으며) 갑자기 확신이 들었다. 내가 전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는 확신. 너무 오랫동안 내 시선을 트위터 피드처럼 아주 빠르고 일시적인 것에 고정하고 살았다.
우리는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 깊이는 시간을 요구한다.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고 전념해야 하며 주의력도 필요하다.
우리 뇌는 동시에 한두개의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끊임없는 전환이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시끄러운 방 안에 앉아 있으면 집중력이 악화되고 작업의 질이 낮아진다는 방대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
...
그러나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탁 트인 사무실에서 일하고, 붐비는 도시에서 잠들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앉아있는 곳처럼 비좁은 카페에서 심한 소음에 둘러싸여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가는 곳마다 자신을 방송할 뿐 다른 정보는 수신하지 않는 사람들로 둘러싸이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은 그립지 않았다. 내가 그리운 것은 그저 팔로어 수와, 그 숫자가 늘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일상에서 너무 오랜 시간 방해를 받아면 모든 외부의 방해에서 벗어났을 때 스스로를 직접 방해하기 시작한다.

 

나는 SNS를 통해 많은 친구들, 개발자들과 연결되면서 모티베이션을 받고, 서로 교류하며 1인가구 서울살이를 버텨오기도 했으나, 그 활동에 몰입했다기보다는 중독된 상태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교류라 함은 사실 내 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반응해주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었고, 진실된 교류를 했다기엔 내가 실제로 기억하는 사람들보다 팔로워/팔로잉 수가 많은 탓에 어쩌다 컨퍼런스나 네트워킹에서 "저희 맞팔이에요!"라며 다가오는 낮선 사람을 보며 진땀 흘리기의 반복이었다. 그와 동시에 나도 나를 모를 수많은 멋진 개발자들을 팔로우하며 그들이 말하는 것들을 이해하려 애썼고, 북마크에 저장해두고, 그리고 잊어버리고 또 다른 게시물에 시선을 빼앗겼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말하는 스스로의 상태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고,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했으며, 아래와 같은 결심을 했다.

 

 

🌿 정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만 하지 말고, 정보를 소화하는 시간을 갖자.

🌿 깊이를 추구하는 활동을 꾸준히 수행하자. 독서, 기타나 피아노 연주,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풀기, 글 쓰기와 같은 것들.

🌿 끊임없는 전환을 경계하자. 업무나 공부를 하다가 다른 생각이 들면 바로 전환행동을 하기 보다 메모를 해놓고 하던 것에 집중하자. 뽀모도로 앱을 활용할 것.

🌿 도파민의 공백을 견디자. 자주 걸을 때 음악을 틀지 않고, 비소리나 새소리를 듣자. 애니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할 일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건 야식이나 음주같은 건강에 안좋은 행동으로 여기자.

🌿 이사는 조용한 곳으로 가자. 공간에 있는 것이 괴로워서 음악을 틀지 않아도 되는 곳.

 

 

이러한 결심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조금 감이 잡혔다. 하지만 잃어버린 집중력을 어떻게 되찾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막연했다.

 

 

집중이라던가 몰입, 그게 어떤 거였더라?

 

요한 하리가 찾아간 헝가리의 심리학자인 칙센트 미하이는 창작 중인 예술가를 보며 그들이 높은 집중력을 갖고 있는 상태, 즉 몰입하는 상태임을 발견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SNS에서 저자나 내가 보였던 모습과 다르게 작업을 마쳤을 때 본인의 결과물을 보며 의기양양하거나 타인에게 칭찬을 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은 책에서 몰입에 대해 묘사한 문장들이다.

 

무엇보다 미하이를 놀라게 한 것은, 창작 중인 예술가들에게 시간이 사라진 듯 보인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거의 최면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깊은 형태의 집중이었다.
미하이는 이처럼 비상한 집중력을 끌어내는 활동을 할 때 어떤 기분인지 물었다. 한 단어가 몇 번이고 계속 튀어나왔다. 사람들은 자꾸 이런 말을 했다. "흐름에 올라탔어요."
흐르는 것의 목표는 계속 흐르는 거예요. 정상이나 유토피아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안에 머무는 거예요.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흐르는 거예요. 그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위로 오르는 거죠.
몰입: 하고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뜻한다. 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종종 그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였다고 말했다.
몰입은 무척이나 연약하고 쉽게 깨졌다. 우리 내면과 외부 환경의 많은 힘들이 몰입을 방해한다. 화면을 바라보는 일은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몰입 활동 중 하나이다. 다양한 오락 기기 속에서도 대다수는 지루함과 막연한 좌절감을 느낀다.
자아의 상실, 시간의 상실, 내가 전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
또한 몰입은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그 영향을 준다.

 

 

나 또한 가장 살아있다고 느낀 때를 꼽으라면

 

- 학술발표에서 번쩍 생각난 아이디어를 팀원에게 설명하고 같이 그 발표 자료를 만들어나갔을 때

- SSAFY를 하면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위해 기획과 디자인,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가리지 않고 목표를 위해 팀원과 함께 달려나갔을 때

- 일본에서 한글이 그리워 이북으로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을 노트에 필사했을 때

- 산악부에 들어가 클라이밍을 배워서 매일같이 외벽을 오르며 다음에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에만 집중했을 때

- 힘든 산 또는 자연 암벽을 올라가 그 정상까지 도달했을 때

정도가 생각이 난다.

 

전부 그 결과 또는 보상과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푹 빠진 경우였다. 

 

또한 몰입은 개인의 인생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루의 초반에 몰입을 세 시간 하면 나머지 시간에 느긋하고 열린 태도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몰입하는 동안 스스로가 최선을 다했음을 자각했기 때문에, 몰입이 몸을 이완하고 정신을 열어준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몰입의 원천으로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 모두가 두 가지 강력한 힘, 즉 분열과 몰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분열은 우리를 더 작고 얄팍하고 분노하게 만들고, 몰입은 우리를 더 크고 깊고 차분하게 만든다. 몰입은 우리를 확장한다.

 

생각해보면 지금은 몰입보다 분열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엔 연예인도 아 그 사람! 하고 다 같이 알았다면 지금은 서로 보는 유튜버 이름을 말해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점점 더 관련된, 때로는 극단적인 것을 보여주는 알고리즘에 의해 더욱 더 강해지고 그만큼 더욱 더 달라졌으며, 우리는 멀어진 채로 SNS에서 서로를 엿볼 뿐이다.

 

개개인이 높은 집중력을 가지고 몰입하는 사회가 된다면, 사람들은 서로의 존재에 짜증을 내며 작은 것에도 울분을 느끼고 따지기보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향해 차분히 달려갈 것이다. 그런 사회가 어떤 사회일지 잘 상상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책을 읽기 전에 그 내용을 목차와 함께 요약해서 알고 싶다면 이 블로그 글(https://knowledge-straw.tistory.com/entry/집중력-저하-원인과-해결책-도둑맞은-집중력-리뷰)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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